프로야구에서 라이벌이라고 으르렁 대는 팀들이 꽤 있죠. 덕분에 프로야구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박진감이 넘칩니다. MLB에도 일본프로야구에도 당연히 라이벌이 있구요. 라이벌전이라야 더욱 볼 만 한거 같습니다.
근데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멋쩍은 경우도 많죠. 괜히 언론에서 띄워주는 그런 라이벌, 얘를 들면 삼성과 LG의 재계 라이벌이 대표적인 예죠. 그쪽 모기업에서는 그렇게 느낄지 모르지만 선수와 팬은 그냥 밍밍해요.
진짜 선수와 팬 가슴속에 응어리 내지는 한 혹은 적개심이 있어야 하고, 또 경기가 실력보다는 정신력으로 판가름날 정도로 긴장감있는 경기를 해야 진정한 라이벌이라 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라이벌을 뽑아보면 대충 이렇지 않을까 싶어요.
1. 두산 Vs SK
이 두팀은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앙숙에 가까워요. 작년부터 심상치 않더니 코리안시리즈에서 절정을 이뤄죠. 벤치 클리어링은 물론이고 사사건건 두 팀은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아요. 기억에는 이대수와 나주환 트레이드 때부터 두 감독의 말싸움이 치열했던거 같은데 이제는 선수, 팬 모두 적개심이 충만하더라구요.
라이벌이라고 할만한 첫째 요소인 적개심 최고죠. 경기 또한 박진감 넘치죠. 라이벌로 꼽을만한 충분한 자격을 두팀이 갖췄어요. 두 팀의 게시판에 가보면 거의 전쟁분위기여서 마치 한일전을 보는듯한 분위기입니다.
2. 삼성 Vs 롯데
의외로 같은 경상도 팀이면서 서로 싫어하죠. 롯데팬들은 99년 호세사건으로 유명한 대구경기를 기억하는데요. 롯데팬들은 이 경기 이후 삼성을 가장 싫어한다는 사람이 많네요. 특히나 박정태의 가방싸는 모습은 부산팬들에게 아주 깊이 각인되어있죠.
삼성도 롯데에 라이벌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지만 최근 삼성의 강세에 묻힌 롯데의 약세 때문에 그리 부각되진 않네요. 요즘 롯데의 고공비행 덕분에 삼성과 롯데의 라이벌 의식도 활활 타오르리라 보입니다. 지금 성적으로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한번 맞붙지 않을까 싶은데 다시 99년 호세사건이 재현될지도 모르겠어요.
3. 기아 Vs 삼성
이 두팀은 아무래도 지역감정이 많이 작용하죠. 대구와 광주라는 민감한 지역정서가 스포츠에 반영되어 있어요.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줄었지만, 과거엔 선수단 버스에 불지르기도 하고 물병도 난무하고, 거의 전쟁이었죠.
해태버스 방화사건은 86년인가요. 코리안시리즈에서 일어났죠. 1차전에서 삼성이 4:3인가로 졌는데요. 삼성투수 진동한이 광주 관중이 던진 물병에 맞았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 대구 관중들이 2차전인가에서 삼성이 또 지자 흥분한 관중들이 불을 질렀죠.
하여간 두팀은 이만수로 대표되는 삼성의 공격 선동렬로 대표되는 기아(해태)의 팀컬러도 볼만 했구요. 언제나 긴장타는 경기로 정말 박진감 넘쳤죠. 반면에 코칭스탭은 상대 지역출신들이 장악하고 있기도 했죠. 선동렬과 서정환(지금은 물론 조범현이지만...)이 감독을 맡았던 작년엔 코칭스탭만 바꾸면 정말 지역대결 지대루인데... 싶더라구요.
4. LG Vs 두산
한지방 두가족이라고 표현하지만 한지붕 두원수라고 하는게 정확하지 않나요? 두팀은 거의 프로야구 출범 이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사이죠. 팬들 사이에 라이벌의식은 거의 추종을 불허하구요. 심지어 다른팀에 다 져도 상대팀에는 질 수 없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습니다. 재작년인가는 LG가 두산에 이길 때까지 입장료 무료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도 있었을 정도로요.
전체적인 상대전적은 두산이 우위인데요. 80년대에는 두산(OB)이 우위, 90년대는 LG 우위, 9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는 두산이 상대전적에서는 앞섭니다. 팬들간에는 누가 진정한 서울의 주인이냐는 논란이 있고, 507대첩이니 뭐니 하여간 서로의 경기에 대해 말도 많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퇴색됐지만 그래도 과거의 라이벌전은 대충 이렇네요.
1. 해태 Vs LG
90년대만 하더라도 해태의 위용이 대단했었죠. 거의 유일한 전국구구단이었던 해태의 멤버는 그냥 그대로 대표팀을 해도 되었을 정도였구요. 그중에서도 LG와 맞붙었던 경기는 빅게임이었죠. 이상훈과 이종범이 맞붙었던 장면이 생생하네요.
선수들도 서로 만나면 더 열심히 했고, 흥분한 관중석에서는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기도 했고, 물병도 날라들고 했었죠. 이런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TV에서도 중계방송 단골메뉴였네요. 지금은 아쉽게도 많이 라이벌전이라는 관념이 사라진거 같아요.
아무래도 두팀의 오랜 부진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도록 두팀 모두 화려하게 부활했음 싶네요.
2. 삼성 Vs 현대
김시진감독이 현대감독을 떠나면서 이렇게 인터뷰했었죠. 과거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기면 그룹차원에서 포상금이 나왔다고...덕분에 선수들 사이에 다른 경기는 몰라도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기자는 기류가 팽배했었죠.
삼성도 과거엔 비슷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재계 서열 1, 2위를 다투다보니 지역정서 외 모기업정서가 작용했거든요. 근데 모기업 현대가 많이 가라 앉으면서 재계라이벌 구도는 시들해졌죠. 오히려 재계 라이벌은 삼성과 LG를 따지는데 아직은 과거 삼성과 현대시절과는 비교가 안되구요. 2000년대 들어 실력도 두팀이 팽팽해서 꽤 괜챦은 볼거리였는데 이젠 우리 히어로즈가 되었으니 아쉬운 라이벌전이 없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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